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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2구역(2016)
시간과 공간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데 어쩔 수 없이 버텨야 하는 건물들만 그 자리에 서 있다. 분명 모든 집은 존재의 이유가 있다. 고요한 동네의 골목길에서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을 봤다. 보통 종일 조용했던 이 집들은 저녁 무렵 분주해지기 시작하는데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 창가의 말라비틀어진 빨래, 빛을 만끽하고 있는 화분, 반가운 초인종 소리까지도 이 동네에는 없다. 길은 많지만,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재개발을 한다. 어제 사라져버린 그 동네는 오늘 새로운 동네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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