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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산다는 것(2016)
서울시 공공디자인, 장려상
동그라미, 머리로 생각하기에는 쉽게 그릴 수 있는 ‘원’이지만 그리다 보면 쭈글쭈글해질 수 밖에 없는 ‘원’을 우리는 너무 쉽게 그리고 지나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우리가 제일 먼저 마주하고 경험하는 것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누군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눈빛만 교환하고 지나쳤던 옆집이웃의 얼굴, 혹은 둥글게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의 모습, 이 모든 것이 하나같이 동그랗게 우리의 삶속에 쌓여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반갑다고 서로 인사를 하거나 동그랗게 모여 서서 서로의 안부를 묻곤 한다. 둥글게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의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단란하고 화목한, 가장 따뜻하고도 일차원적인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변할수록 동그랗게 마주 앉아 서로의 삶을 공유하다보면,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동글동글’하고도 시끌벅적한 내 이웃의 얼굴과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직 원밖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우리의 이웃에게도 더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다가가 귀 기울이고 이야기하는 기회가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작업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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